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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역사 여행 (페트라, 제라쉬, 와디 럼)

by rya-ee 2025. 8. 9.

요르단 페트라

요르단은 중동에 위치한 작지만 역사적·문화적으로 매우 밀도 높은 나라입니다. 고대 나바테아 문명의 수도였던 ‘페트라’를 비롯해 로마 제국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제라쉬’, 그리고 선지자들의 길이었던 ‘와디 럼’은 이 나라가 단순한 사막국가가 아님을 증명합니다. 본문에서는 요르단에서 꼭 방문해야 할 역사 여행지와 그 의미를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1. 페트라 – 붉은 사막 속의 잃어버린 도시

페트라(Petra)는 요르단 남부 사막에 위치한 고대 도시로, 기원전 6세기경부터 번성한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였습니다.
이 도시는 붉은 사암 절벽을 깎아 만든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유명하며, 헬레니즘과 동방의 건축미가 절묘하게 결합된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가장 유명한 건축물인 알 카즈네(Al-Khazneh)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로도 널리 알려졌고, 실제로 입구인 ‘시크(Siq)’ 협곡을 지나 처음 마주하게 되는 이 건축물은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합니다.
페트라는 1812년 스위스 탐험가에 의해 서양에 재발견되었으며,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2007년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이곳을 걷다 보면 고대 도시의 위대한 건축과 함께 무역, 종교, 문명의 교차점으로서의 중동 역사를 한눈에 체험할 수 있습니다. 페트라는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고대 도시 그 자체입니다.

2. 제라쉬 – 로마 제국의 숨결이 남아 있는 도시

요르단 북부에 위치한 제라쉬(Jerash)는 중동 지역에서 가장 잘 보존된 로마 도시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데카폴리스(Decapolis)’라 불리는 로마 제국의 동부 도시 연맹의 일부였던 이 도시는, 오늘날에도 거대한 원형극장, 개선문, 콜로네이드 거리, 제우스 신전 등이 거의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어 마치 로마 시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하드리아누스 개선문은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방문을 기념해 세워졌으며, 오늘날에도 입구에서 웅장하게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원형극장에서는 지금도 공연이 열리기도 하며, 이 지역의 로마적 전통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라쉬는 요르단의 로마 과거를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자, 동양과 서양 문명이 교차했던 중동의 복합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역사 현장입니다.

3. 와디 럼 – 선지자들과 유목민의 길

와디 럼(Wadi Rum)은 요르단 남부에 위치한 사막 지역으로, 기암절벽과 붉은 모래가 독특한 경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 역사적·종교적 의미가 매우 깊은 장소입니다.
와디 럼은 구약성서 시대부터 유목민들의 거점이었으며, 로렌스 오브 아라비아(Thomas Edward Lawrence)가 아랍 반란을 이끌던 당시 근거지로 삼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의 활동을 기념하는 바위벽화와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으며, ‘로렌스의 샘(Lawrence’s Spring)’ 같은 장소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와디 럼은 2019년 <듄>, <마션> 같은 SF 영화의 촬영지로도 사용되었을 정도로 다른 행성을 연상케 하는 풍경으로 유명합니다.
사막 속에서 낙타를 타거나 베두인족 캠프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고대 유목 문화와 종교적 전통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점에서, 이곳은 단순한 자연 관광지가 아닌 살아 있는 역사 여행지라 할 수 있습니다.

요르단은 고대 문명의 중심지이자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제국과 종교, 문화가 교차한 역사적 요충지입니다.
페트라에서는 나바테아인의 창조성과 무역 문명을, 제라쉬에서는 로마 제국의 확장과 문화 전파를, 와디 럼에서는 선지자들의 길과 유목민의 삶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세 곳은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인류 문명과 역사, 그리고 정체성에 대해 되새기게 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중동에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요르단은 반드시 가야 할 나라입니다.